손해율 90% 육박하며 6천억 적자 ‘비상’, 5년 만에 인상 불가피
실손보험도 최대 20% 폭등 예고, 서민 지갑 ‘이중고’ 시달린다

자동차보험 보상 관련 이미지 / 사진=KB손해보험
자동차보험 보상 관련 이미지 / 사진=KB손해보험




전국 2,500만 자동차 소유주들의 지갑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4년간 상생 금융 기조에 맞춰 내려갔던 자동차 보험료가 5년 만에 인상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여기에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료까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가계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6천억 적자 공포, 더 이상 못 버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4개 손해보험사가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 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이는 보험료 인상을 위한 공식적인 첫 단계로 해석된다. 업계가 추산하는 내년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는 무려 6,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원인은 치솟는 손해율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 손해율은 80% 선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요 4사의 평균 누적 손해율은 이미 92.1%를 넘어섰다. 보험료로 100원을 받으면 보험금과 사업비로 92원 이상이 나간다는 의미로, 사실상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더 이상 적자를 감내하기 힘든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토로했다.

내년 2월, 고지서가 달라진다

손해보험사들은 당초 2.5% 수준의 인상을 희망했으나, 금융당국과의 조율 과정에서 1.3~1.5%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보험이 소비자 물가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무 가입 상품이기 때문이다. 인상 시기는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이 끝나는 내년 2월 하순이 유력하다.

인상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비 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자동차 정비 수가가 2.7% 인상될 예정이며, 경상 환자에 대한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지연되면서 보험사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오랫동안 보험료를 억제해 온 부작용과 급격히 악화된 손해율을 감안할 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비 부담까지 겹친 ‘이중고’

운전자들의 시름을 더하는 것은 실손보험료의 동반 상승이다. 내년 실손보험료는 평균 7.8%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잉 진료의 주범으로 꼽히는 비급여 항목 이용이 많은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최대 20% 이상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이 동시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이 확정된 분위기인 만큼, 운전자들이 스스로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특약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행 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받는 ‘마일리지 특약’이나, 블랙박스 및 첨단 안전 장치 장착 할인, 자녀 할인 특약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인상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다가오는 2월, 갱신을 앞둔 차주들의 현명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험개발원 원장 허창언 / 사진=보험개발원
보험개발원 원장 허창언 / 사진=보험개발원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