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하여 생을 마감했다. 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학전 측은 김민기의 부고를 전하며,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또한, 빈소와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는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되며,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 위한 고인의 뜻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1970년 ‘아침이슬’을 발매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1991년에는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하고,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을 연출하며 공연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후배 예술인 양성에 힘쓰며 지난 33년간 한국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김광석, 박학기, 윤도현, 황정민, 설경구, 장현성 등 많은 예술인이 학전 무대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김민기는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으면서 학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후배 예술인들은 학전 폐관을 앞두고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자발적으로 진행했으며, 박학기, 이정은, 장현성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학전을 추억했다. 하지만 건강 악화와 경영난으로 인해 학전은 지난 3월 문을 닫았다.
학전이 폐관된 뒤, 지난 5월 SBS에서 김민기와 학전에 관한 최초의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에는 학전의 33년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수많은 영상, 사진, 녹음 자료들이 포함되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송창식, 조영남, 김창남 교수, 임진택 연극연출가 등 김민기의 오랜 지인들이 등장하여 김민기의 삶과 업적을 조명했다.
김민기의 발인은 오는 24일 오전 5시 30분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지다. 팬들과 예술계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