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잡히는 지방과 속에 쌓이는 지방, 배에 숨은 두 얼굴

사진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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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유독 배만 나왔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같은 뱃살처럼 보여도, 사실 배에 쌓이는 지방에는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종류가 존재한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건강 관리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배에 있는 지방은 크게 겉으로 만져지는 지방과 장기 주변에 숨어 있는 지방으로 나뉜다. 먼저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지방은 손으로 집었을 때 말랑하게 잡히는 형태다. 이 지방은 전체 체지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배뿐 아니라 허벅지나 엉덩이, 등에도 분포한다. 보기에는 신경 쓰일 수 있지만, 내부 장기와 직접 연결돼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질병 위험과의 연관성은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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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제로 자주 언급되는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깊은 곳의 지방이다. 이 지방은 간, 췌장, 신장 같은 주요 장기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며, 겉으로 만져지지 않아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사 활동이 활발해 호르몬과 염증 물질을 분비하며, 혈당 조절과 혈압, 혈중 지방 수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지방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당뇨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허리둘레가 점점 늘어나는 경우, 겉으로 보이는 지방뿐 아니라 속에 쌓인 지방도 함께 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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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쌓이는 위치에는 성별과 나이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배 쪽에 지방이 몰리는 경향이 강해 사과형 체형으로 변하기 쉽고, 여성은 하체에 지방이 더 쌓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폐경 이후에는 여성 역시 배 속 지방 비율이 높아지며, 이로 인해 대사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배에 쌓인 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급격히 빼려 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하루 섭취 열량을 과하지 않게 조절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기본으로 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가공도가 높은 음식과 당분 섭취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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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역시 중요하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실천하면 지방 감소와 함께 기초대사량 유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변화만 쫓기보다 몸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결국 배에 쌓인 지방은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니다. 요즘 유독 뱃살이 신경 쓰인다면, 이것이 겉인지 속인지부터 구분해보는 것이 건강 관리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